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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칼럼

로마서가 고린도전후서보다 앞에 배치된 ‘뜻밖의’ 이유

by 크리스천투데이 일본지사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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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성경 17-1] 성경 66권의 구조 (1)

성경 전체 구조, 기독교 역사 산물
성경 구조, 구속사 드라마 보여줘
초기 지도자들 사상도 파악 가능해

▲소더비가 공개한 최고(最古) 히브리어 성경 '코덱스 사순(Codex Sassoon)'.

1. 들어가는 말

 

1) 성경 구조의 이해에 대한 필요성

 

성경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 교리도 그 근거를 반드시 성경에 두어야 하고, 성경에 근거가 없는 주장들은 모두 그 가치를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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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요한 성경이지만, 정작 성경 자체에 대한 지식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성경 자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성경에 담긴 하나님 말씀을 논한다는 것은 마치 ‘알파벳을 모르고 사전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알파벳을 알게 되면 매우 쉽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부분이 전체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의 전체 구조를 알게 되면 각 권이 성경 전체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와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신구약 성경을 이루고 있는 66권은 각기 하나님의 영감에 의하여 쓰여진 것이지만, 성경이 현재의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은 기독교 역사의 산물입니다.

 

즉 66권 성경은 모세가 처음 성경을 기록한 때부터 시작하여 마지막으로 요한계시록이 A.D. 95년경 기록될 때까지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 말씀이 이스라엘 역사와 더불어 선포되고 보존되고 구성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이 기록되는 것은 물론, 하나님 말씀이 보존되어 성경으로 구성되는 과정도 하나님의 섭리 하에 있음이 분명하지만, 성경의 구성 방식에는 기독교 신학의 핵심 주제들 또한 분명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남아있는 자료 부족으로 수천 년에 걸쳐 기록되고 보존된 성경의 구성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남아있는 자료들을 비교하여 보면 어느 정도 성경이 왜 지금의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게 되었는지 추론하여 볼 수 있습니다.

 

즉 현재의 성경 구조를 분석하여 보면 이 구조 속에는 기독교 성경이 마무리되고 완성되는 시기인 초기 기독교 시대 지도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현재의 모습을 가진 성경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단서들이 많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하나님 말씀 자체에 손을 댄 것은 아니었지만, 보존된 하나님 말씀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많은 고민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의 구조입니다.

▲서신서를 쓰는 바울(1620).

성경 여행 돕는 지도 같은 역할도
올바른 성경 읽기 및 이해 도와줘
전체 흐름 모르면, 오독 가능성도

 

2) 성경 구조에 내포된 구속사적 의미

 

이처럼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의 구조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은 하나님 말씀인 성경의 내용뿐 아니라, 하나님 말씀이 어떠한 이유로 현재 구조로 구성되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성경 여행을 돕기 위한 지도’의 역할과 같습니다. 이 구조를 잘 파악하면 성경 여행이 훨씬 즐거워질 뿐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여기에는 성경을 이해하는데 크게 중요하지 않은 자질구레한 상식적인 것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를 이해하기 위하여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까지 다양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구약성경이 왜 모세오경-역사서-시가서-선지서 등의 순서로 편집되었는지, 신약성경이 왜 복음서-역사서-서신-계시록 등의 순서로 편집되었는지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성경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아래 관련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성경이 이런 순서를 가지게 된 것에는 기독교의 핵심 교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즉 구약과 신약을 포함한 현재의 성경 구조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 구속사의 완성으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런 큰 그림을 모르고 성경을 읽는다면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실수”로 귀착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중요한 것들도 있지만,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자잘한 것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사무엘서나 열왕기 등이 상-하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원저자들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인하여 초대 기독교인들이 나누어 놓은 것입니다.

 

즉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후대에 거부하기 힘든 어떤 특별한 편의를 위하여 상-하로 나뉘어진 것은 결코 성경 해석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책을 상하로 나누었던 기준이 책 줄거리가 아니라, ‘책을 비슷한 분량을 가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주는 중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바울의 13개 서신이나 8개 일반 서신이 지금의 순서로 편집되어 있는 이유를 모르는 ‘성경 여행자들’도 많습니다. 이 두 그룹의 서신들은 쓰여진 순서에 따라 배치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기준에 의하여 배열된 것입니다.

 

즉 편지들이 쓰여졌던 정확한 순서가 알려지지 않았던 초대교회 당시 이를 몰랐던 지도자들이 편지 순서를 길이(즉 글자의 양)에 따라 결정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바울서신이나 일반서신에서 각각 가장 긴 분량을 가진 편지(즉 로마서와 히브리서)가 가장 앞에 배치되었고, 가장 짧은 편지(즉 빌레몬서와 유다서)가 가장 뒤에 놓여진 것입니다.

 

이처럼 비록 기독교 신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지만, 성경을 읽기 전 미리 알고 읽으면 도움이 되는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경 구조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잘 알아야 합니다. 즉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하지만, 그 말씀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지금의 구조를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면 신·구약 총 66권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미로에 빠져 길을 잃고 헤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의 흐름을 알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말씀 자체도 오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류관석 교수는 “우리는 우리의 잣대로 성경을 이해하는데 익숙해져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오역이 나오고 성경의 내용에 공감하는 정도가 약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관석 교수

대한신대 신약신학
서울대 철학과(B.A.), 서강대 언론대학원(M.A.),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M. 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h. M. 구약 / M. A. 수료), Loyola University Chicago(Ph. D., 신약학)
미국에서 Loyola University Chicago 외 다수 대학 외래 교수
저서 <구약성경 문화 배경사>, <산상강화(마태복음 5-7장)>, <기적의 장(마태복음 8-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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